난 독일에 오래 살다와서 늘 독일음식이 그리웠다. 딱딱해서 씹으면 이가 부러질 것같은 식감의 빵들이 많아서 처음에 독일 갔을때에는 적응을 하질 못했는데, 독일 생활 7년이 넘으니,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없으면 너무 허전한 존재가 되어갔었다. 그러던 와중 난 귀국을 했고, 한국에서 파는 빵은 처음에는 나의 미각을 자극하는가 했지만,
곧 나는 독일빵들을 그리워하게 되었다.
그 특유의 맛, 어디가서도 맛 볼수 없는, 딱 독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다. 그게 너무 그리운 것이다.
나는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고, 물론 똑같은 식감과 맛을 맛볼 수 있는 곳은 한국에 없겠지만, 뭔가 비슷하게라도
그 맛을 즐길 수 있고 독일스러운 투박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을 가고 싶었다.
그냥 한마디로 독일식 바이브가 그리운 것이다.
생각보다 가까운 곳에, 내가 살던 곳 해방촌 근처에 더베이커스테이블이라는 곳이 있었다.
자주 다니는 길인데 왜 저곳이 독일식 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?
만약 레스토랑 이름이 독일어였더라면, 쉽게 알아차렸을꺼 같은데.. 한남동 독일빵집 '악소'처럼말이다.
나는 친한 언니랑 이곳 더베이커스테이블을 방문했다. (코로나 단계 상향 전)
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저 독일식 투박함, 막 대충 진열해 놓은 것 같은 츤데레같은 스타일..
아~뭔가 독일같다.
일하는 분들도 독일분, 또는 독일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 외 다수..
다시금 내 고향에 온 것 같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, 그냥 앉아서 커피랑 빵만 시켜놓고 있어도
너무 배부를것 같은 느낌이다.
하지만 이왕 왔으니 음식도 맛보아야 하지 않는가?
우리는 각각 슈니첼(독일식 돈까스)를 시켰다.
양이 무식할 정도 많고, 감자는 왜 이렇게 많이 주는지...
이제부터 페이스 조절을 잘 해야한다. 처음부터 감자만 많이 집어 먹으면 금세 배부르고 질리기에,
슈니첼을 어느 정도 먹은다음에 감자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.
역시나 감자는 음....
독일에서도 학교 식당가면 감자만 엄청 많이 줬는데.. 그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가며 옛 생각에 잠긴다.
사실 그마저도 그리웠다는..
저 빠알간 소스는 사실 한국인에 입맛에 그렇게 맞지는 않으나, 그래도 없는 것 보다 낫지 아니한가..
독일애들은 소스 없는 슈니첼에 레몬즙만 뿌려먹는다.. 하.. 무슨 맛으로 먹지 대체~
그리고 왠만한 애들은 저 감자도 싹 긁어먹는다.
거기는 정말 남녀구분없이 먹는 스케일이 남다르다. 그래서 그렇게 키가 큰가 싶다.
양이 너무 많아서 언니도 나도 반 이상을 남겼지만, 조금이라도 독일에서의 느낌을 다시 되살려볼 수 있는
시간이었던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.
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야외 테이블에서 커피랑 독일식 빵을 뜯으면서 책을 한번 읽고 싶다.
그럼 다시 유럽에 간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?^^